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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 분류와 질환

기면증 1형과 2형의 구분 기준: 탈력발작과 하이포크레틴 결핍의 의미

by Dr. 숨 2026. 7. 3.
목차

    기면증(narcolepsy)은 과도한 주간졸림(excessive daytime sleepiness, EDS)을 특징으로 하는 대표적인 중추성 과다수면 장애(central disorders of hypersomnolence)이다. 현재 국제수면장애분류 제3판 개정판(ICSD-3-TR)에서는 기면증을 기면증 1형(narcolepsy type 1, NT1)과 기면증 2형(narcolepsy type 2, NT2)으로 구분한다.

    두 유형은 모두 반복적인 주간졸림을 보인다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병태생리와 진단 기준에는 중요한 차이가 존재한다. 특히 탈력발작(cataplexy)의 존재 여부와 하이포크레틴(hypocretin, orexin) 결핍 여부는 기면증 유형을 구분하는 핵심 요소로 사용된다.

     

     

    기면증 분류 체계의 변화

     

    과거에는 탈력발작의 유무를 중심으로 기면증을 구분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 연구를 통해 탈력발작을 동반하는 많은 환자에서 하이포크레틴 생성 신경세포의 소실이 확인되었고, 단순한 증상 분류를 넘어 생물학적 특성을 반영한 진단 체계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현재 ICSD-3-TR은 이러한 병태생리적 차이를 반영하여 기면증을 1형과 2형으로 구분한다. 기면증 1형은 하이포크레틴 결핍과 밀접하게 연관된 질환으로 이해되며, 기면증 2형은 상대적으로 이질적인 특성을 가진 집단으로 간주된다.

     

     

    기면증 1형의 진단 기준

     

    기면증 1형은 최소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과도한 주간졸림을 전제로 한다.

    다음 두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하면 기면증 1형으로 진단할 수 있다.

    첫째, 탈력발작이 존재하면서 다중수면잠복기검사(Multiple Sleep Latency Test, MSLT)에서 평균 수면잠복기(mean sleep latency)가 8분 이하이고 수면 시작 REM 수면(sleep-onset REM period, SOREMP)이 2회 이상 관찰되는 경우이다.

    둘째, 탈력발작 유무와 관계없이 뇌척수액 내 하이포크레틴-1 농도가 110 pg/mL 이하이거나 정상 평균치의 3분의 1 이하인 경우이다.

    하이포크레틴은 외측 시상하부(lateral hypothalamus)를 중심으로 분포하는 신경세포에서 생성되며, 각성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다만 하이포크레틴 측정값은 검사 방법과 분석 체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실제 해석 시에는 해당 검사실의 참고 범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기면증 2형의 진단 기준

     

    기면증 2형 역시 최소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과도한 주간졸림이 필요하다. 또한 MSLT에서 평균 수면잠복기 8분 이하와 SOREMP 2회 이상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다음 조건도 함께 충족되어야 한다.

    • 탈력발작이 없음
    • 하이포크레틴 결핍의 근거가 없음
    •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다른 원인이 없음

    특히 수면 부족,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일주기 리듬 수면-각성 장애, 약물 영향, 특발성 과다수면증 등은 감별이 필요하다.

     

     

    MSLT만으로는 두 유형을 구분할 수 있는가

     

    기면증 진단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오해 중 하나는 MSLT 결과만으로 기면증 1형과 2형을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두 유형 모두 평균 수면잠복기 8분 이하와 SOREMP 2회 이상이라는 동일한 검사 기준을 사용한다. 따라서 MSLT 소견만으로는 기면증 1형과 기면증 2형을 구분할 수 없다.

    두 유형의 구분은 탈력발작의 존재 여부와 하이포크레틴 결핍 여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즉 MSLT는 기면증 여부를 평가하는 핵심 검사이지만, 유형을 결정하는 단독 기준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차이: 탈력발작

     

    기면증 1형과 기면증 2형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임상적 차이는 탈력발작의 존재 여부이다. 탈력발작은 웃음, 흥분, 놀람과 같은 감정 자극 직후 갑작스럽게 근긴장도가 소실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의식은 유지되지만 무릎이 꺾이거나 턱이 떨어지고, 심한 경우 전신의 힘이 빠질 수 있다.

    탈력발작은 기면증 1형의 핵심 임상 지표로, 다른 검사 소견이 모호한 경우에도 중요한 진단 단서를 제공한다. 현재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설명은 탈력발작이 REM 수면에서 나타나는 생리적 근긴장 억제(atonia)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부분적으로 침범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기전 때문에 기면증에서는 탈력발작뿐 아니라 입면 환각(hypnagogic hallucination), 수면마비(sleep paralysis)와 같은 REM 수면 관련 현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일부 기면증 2형 환자는 장기간 추적 관찰 과정에서 탈력발작이 새롭게 발생하면서 기면증 1형으로 재분류되기도 한다. 이는 일부 환자에서 하이포크레틴 신경세포의 소실이 진단 시점에는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하이포크레틴 결핍의 의미

     

    기면증 1형의 가장 특징적인 생물학적 이상은 하이포크레틴 결핍이다.

    정상 상태에서 하이포크레틴 신경세포는 청반(locus coeruleus, 노르아드레날린), 솔기핵(raphe nuclei, 세로토닌), 결절유두핵(tuberomammillary nucleus, 히스타민) 등 서로 다른 신경전달물질 체계를 사용하는 각성 관련 핵들을 광범위하게 활성화하여 각성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그러나 기면증 1형에서는 이러한 신경세포가 선택적으로 소실되면서 수면과 각성의 경계가 불안정해진다. 그 결과 과도한 주간졸림뿐 아니라 REM 수면 관련 현상이 부적절한 시점에 나타날 수 있다.

    현재 하이포크레틴 결핍은 기면증 1형 진단의 핵심 생물학적 기준 중 하나로 사용되고 있다.

     

     

    진단 기준의 임상적 의미

     

    기면증 1형과 기면증 2형의 구분은 단순한 분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기면증 1형은 비교적 명확한 병태생리적 이상이 확인된 질환군으로 이해되는 반면, 기면증 2형은 보다 이질적인 특성을 가진 집단으로 여겨진다. 일부 환자는 장기간 동일한 진단을 유지하지만, 일부는 추후 기면증 1형으로 재분류되거나 다른 중추성 과다수면 장애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진단은 단일 검사 결과가 아니라 임상 증상, MSLT 결과, 탈력발작 여부, 필요 시 하이포크레틴 검사 결과를 종합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요약]

    기면증은 현재 기면증 1형과 기면증 2형으로 구분된다. 두 유형 모두 과도한 주간졸림과 MSLT 이상 소견을 공유하지만, 탈력발작과 하이포크레틴 결핍 여부에서 차이가 있다. 기면증 1형은 탈력발작 또는 하이포크레틴 결핍이 확인되는 경우에 진단되며, 기면증 2형은 이러한 소견 없이 동일한 MSLT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MSLT만으로는 두 유형을 구분할 수 없으며, 최종적인 구분은 임상 증상과 병태생리적 특징을 함께 고려하여 이루어진다.

     

     

    ※ 참고: 본문에서 언급한 개념을 보다 쉽게 풀어 설명한 글은 ‘숨과 수면’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표준 교과서 및 진단 기준]

    • 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Sleep Disorders, 3rd ed. Text Revision (ICSD-3-TR). Darien, IL: 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 2023. (기면증 1형 및 2형의 최신 공식 진단 기준과 분류 체계를 제시한 국제 표준 문헌)
    • Kryger MH, Roth T, Goldstein CA, editors. Kryger's Principles and Practice of Sleep Medicine. 7th ed. Elsevier; 2022. (기면증의 임상 양상, 하이포크레틴 시스템, 탈력발작의 병태생리를 포함한 수면의학 표준 교과서)
    • Littner MR, Kushida C, Wise M, et al. Practice parameters for clinical use of the multiple sleep latency test and the maintenance of wakefulness test. Sleep. 2005;28(1):113-121. (MSLT의 임상 적용 기준과 해석 원칙을 정리한 대표 지침)

    [하이포크레틴 결핍과 기면증의 병태생리]

    • Mignot E, Lammers GJ, Ripley B, et al. The role of cerebrospinal fluid hypocretin measurement in the diagnosis of narcolepsy and other hypersomnias. Arch Neurol. 2002;59(10):1553-1562. (뇌척수액 하이포크레틴-1 측정의 진단적 의미를 평가한 연구로, 하이포크레틴-1 ≤110 pg/mL 기준의 근거가 된 대표 논문)
    • Scammell TE. Narcolepsy. N Engl J Med. 2015;373(27):2654-2662. (기면증의 임상 양상, 하이포크레틴 결핍, 탈력발작의 병태생리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대표적 종설)
    • Mahlios J, De la Herrán-Arita AK, Mignot E. The autoimmune basis of narcolepsy. Curr Opin Neurobiol. 2013;23(5):767-773. (기면증 1형의 자가면역 가설과 오렉신 신경세포 소실 기전을 정리한 리뷰)
    • Siegel JM. Narcolepsy: a key role for hypocretins (orexins). Cell. 1999;98(4):409-412. (하이포크레틴 결핍과 기면증의 연관성을 설명한 초기 핵심 논문)

    [수면-각성 조절 회로]

    • Scammell TE, Arrigoni E, Lipton JO. Neural circuitry of wakefulness and sleep. Neuron. 2017;93(4):747-765. (수면-각성 전환을 조절하는 신경회로와 하이포크레틴 시스템의 역할을 정리한 대표적 종설)

     

     

    감수 및 작성 기준
    이 글은 수면의학 표준 교과서와 국제 가이드라인(AASM 등)을 바탕으로 정리되었으며, 이종우 원장의 검수를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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